겨레
책, 영화, 음악
다섯 번째 바퀴, 월간 권태 편집장, INTJ
200716-200730

망할.... 망할... 갑자기 컴퓨터 에러 먹어서 글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 싹 날려먹었다 망할... 진짜.. 귀찮아서 업데이트 못 하다가 큰맘먹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날려먹다니... 

 

 


 


갈수록 친구 생일선물은 더 실용적인 걸 사주고 싶은데 실용적인것=아웃오브 예산인 상태고 걍 점점 거지가 되어간다
용돈도 들어오면 절약이란 걸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맨날 알거지인 상태에서 군침이싹도노!ㅋ 하면서 보던 책들을 돈 들어오는 족족 사버리니 더 거지가 된다.


러쉬 가는게 너무 무서운데 오늘은 많은 도움을 받고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한 것 같다.
친구 생일선물로 주려고 한다니까 직원분이 친구분 이미지가 어떤지 알려주시겠어요? 했는데 갑자기 그 질문이 웃겨서 나도 모르게 껄껄댔고 직원분도 그래서 빵터졌음

 

 

 


 

 

 

 

 

애기 고양이들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너무 귀여운데 쉽게 곁을 주지 않고 다가가면 도망가서 처음에는 좀 섭섭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도 미친놈들이 많아서 차라리 인간 손을 타지 않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절친이랑 원래 연초에 만나려고 했는데... 그때 하필이면 신천지가 코로나랑 콜라보를 해대서 약속을 무기한 미루다 이번 금요일에 만났다. 학관에 빈 강의실이 많아 아무데나 들어가서 수다를 떨었다.

 

 

 

 

 

 

52번가에 그새 베가니끄라는 비건 빵집이 생겨서 애플시나몬이랑 땅콩버터 브라우니를 사먹었다. 꾸덕꾸덕하고 맛있었다. 

 

 

 

 

 

 

프로젝터 켜서 미드소마 감독판도 봤는데 둘이 얘기하는 데 정신이 팔려서 끝까지는 못 보고 비요른 안데르센의 머리가 으깨지는 장면까지만 봤다 (절친은 고딩 때 비요른 안데르센을 좋아했다).

 

 

 

 

코로나 여파로 루이스번즈가 문을 닫는다길래 여기서 저녁을 사먹었다. 

학교 근처 좋은 식당들이 너무 많이 문을 닫아서 마음이 아프다. 리화인 와플이랑 루이스번스는 정부 차원에서 되살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__;

 

 

 


 

 

 

 

 

 

지옥의 묵시록을 보고 필이 꽂혀서 대부 3부작을 쫙 보고 그 다음에는 스카페이스를 봤다. 러닝타임이 2시간을 훌쩍 넘기는 영화들을 계속 보니 자연히 체력이 단련되어서 웬만큼 긴 영화를 봐도 지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내 인생 롤모델은 커츠 대령 (세상 등지고 지 하고싶은 대로 삶) → 비토 콜레오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잘 함) → 토니 몬타나 (성질 더럽지만 애기들을 해치지는 않아서 뒤짐)로 여러 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스카페이스 진짜 너무 잼있어서 1일1스카페이스 하고 싶음 

 

 

 


 

 

박물관이 다시 개장을 해서 중앙박물관 상설전시를 예약했다.

 

 

 

 

 

중국관에 있는 고양이 그림은 도서관에서 본 애기괭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중국관이랑 일본관은 별로 관심 없어서 이번에 가본 게 처음이었는데 개 노 잼 이었다. 중국관에선 뭐... 중국 이군요... 이런 느낌이었고 일본관은 이 새끼덜... 다 우리나라 등처먹은 돈으로 이런 거 뚱땡뚱땡 만들었군... 싶은 시기의 전시품이 많았음

 

 

 

 

 

 

신한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들 무게는 동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몬가.. 쓸쓸했다.

 

 

 

 

 

 

불교회화+조각 전시관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 그림은 분명 아주 오래전에 친구랑 같이 와서 보고 사진까지 찍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작품 설명을 보면 올해 처음 전시를 한 것 같아서 여전히 내가 같은 걸 본 것이 맡긴 한지 혼란스럽다.

그리고 지금 보니 위층에서 찍어서 부처님의 다리가 짧아 보이게 되었네요 아아...

 

 

 

 

 

 

 

이거 보고 좀 웃펐다. 수능 등급처럼 성품과 신앙심조차도 9등급으로 나눈다니... 이건 K-불교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닐까 문득 궁금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품은 수능이랑 정반대로 1등급 받기는 엄청나게 어렵고 (내 말은 수능 1등급이 쉽다는 게 아니라 인성 좋게 살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거..) 9등급 받기는 엄청나게 쉬울 것 같다. 

 

 

 

 

 

 

 

아홉 살 때였는지 열 살 때였는지 처음 공개된 반가사유상을 봤는데, 그때 불상 모습이 너무 신비로워서 자꾸만 생각이 나 잠을 잘 못 잤던 기억이 난다 (tmi: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들로는 별마로 천문대에서 봤던 달과 아아아아아주 어렸을 때 무슨 아프리카 전시회에서 본 새끼가 꿈틀거리는 게 보이는 상어 알이었음). 그 이후로 반가사유상은 전시를 안 하고 박물관에서 보관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날 보니 불교 조각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 봤던 날처럼 혼자 완전히 고립된 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다시 봐도 오묘한 불상이다.

 

 

 

 

 

 

사실 어릴 때부터 절 구경을 자주 다녀서 그런지 불상을 보면 은근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미션스쿨만 주구장창 다닌 결과 예수님은 내 뇌리에서 지나치게 밈화되어서 봐도 별로 홀리한 느낌이 없는데 불교는 아직까진 경건한 이미지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치만 재수할 무렵에 들은 불국사 블랙잭 스님 얘기가 불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이 불상이 이날 본 것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매우 크고 매우 경건했고 저 이마의 번쩍거리는 수정구슬이 신기했다 (어떻게 저렇게 오래되었을 텐데도 번쩍거리지????? 계속 혼자 그 생각함)

 

 

 

 

 

 

저 그림 감상은 애들이랑 단톡으로 떠들다가 뭔가 흥미로운 게 나오면 꼭 올리는 사진인데 실제로 봐서 반가웠다 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중앙박물관 기념품점 예전에는 내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값비싼 금관 같은 거나 파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새 예쁜 굿즈들이 많이 들어와서 여기서도 거의 30분 넘게 구경했다. 나중에는 너무 흥분해서 의궤 그림이 있는 자를 살지 말지도 한참을 고민함

 

 

 

 


 

 

이틀 뒤에는 학교 박물관에서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여는 강의를 신청해서 엄마를 데리고 갔다.

 

 

 

 

 

간만에 치즈밥있슈를 갔다. 여기도 평소에는 손님이 적어도 두셋은 있었는데 코로나 탓인지 이날 나랑 엄마 외엔 아무도 없었다..

분명 지난 학기에는 이거 하나는 거뜬히 먹고 아쉬워서 흑당밀크티도 사먹고 그랬는데 싸강하는 동안 위장이 줄어들었는지 하나 다 먹기도 벅찼다. 그치만 맛있어서 싹 긁어 먹었음^^

 

 

 

 

 

 

 

강의 1시간+전시 구경 1시간인 줄 알았는데 전시는 8월부터 시작하는 거였고 이날은 강의만 했다. 그래도 교수님 강의력이 좋으셔서 엄마랑 둘 다 재밌게 들었다 (특히 장승업이랑 김준근 관련 얘기가 재밌었음). 내 기억으로는 아마 매달 마지막 수요일마다 박물관에서 이런 식으로 강의를 한다고 뉴스레터를 보냈던 것 같은데 이후에도 재밌어 보이는 것들은 꼬박 신청해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교수님이 했던 학부 강의들 후기를 조회해 봤는데 두터운 팬덤을 거느리고 계신 교수님이셨다. 1학기 때 한국 미술사 교양강의를 하셨던데 나는 왜... 1학기에... 거지같은 수업들만 잔뜩 들어가지고선.... 흑흑..

 

 

 

 

 

 

 

윤석남의 작품이 학교 박물관에 있어서 흡족했다. 2015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봤던 윤석남 전시회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어릴 때의 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친구들이 같이 놀겠다고 서로 싸울 정도로 (그걸 앞에서 지켜보는 건 끔찍할 정도로 어색한 일이었고 나는 지금도 그렇게까지 내가 사랑 받은 이유를 모르겠다) 아주 호감 가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나를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 앞으로 더 만나 봤자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싹 정리해버린 탓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어린 시절만큼 좋은 사람이었다면 내가 정리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관계를 이어 나가려는 시도는 했을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사람들도 내가 그닥 호감 가지 않게 변해버린 것만큼 상태가 나빠진 것 같다. 딱히 나만이 변한 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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