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
책, 영화, 음악
다섯 번째 바퀴, 월간 권태 편집장, INTJ
이글라 (Игла, 1988)

 

 

 

 

 

빅토르 초이가 굉장히 간지나게 등장한다. 

 

 

 

 

 

 

 

 

 

근데 이렇게 끔찍한 서태지 st 선글라스 끼고도 나옴

이 장면에서 디나에게 몹시 짜증스럽게 군다. 80년대였으니 망정이지 요즘같은 시대였으면 초이가 저렇게 굴고는 무사하지 못했을 것임

 

 

 

 

 

 

 

 

이사람 보는 내내 드니 라방이랑 크리스찬 슬레이터 반반씩 섞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러시아인들은 뭔가 전세계에서 제일 키가 클 것 같은데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대부분이 초이보다 작다.

 

 

 

 

 

 

 

 

굉장한 소련 마초들

엄청난 기갈을 부리면서 맥주를 부었지만 초이가 단숨에 조졌다.
근데 너무 순식간에 벌어져서 보고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었음
초이보다 덩치가 작아서 발렸다고 하기에는 엇비슷하게 큰 사람들도 있어서 걍 영화가 주인공 보정을 심하게 해줬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주인공을 비롯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니코틴 중독상태라 사실 디나에게 마약중독이라고 뭐라 할 자격이 없다.

 

 

 

 

 

이 장면은 아주 권태로웠고 뜬금없었다.

 

 

 

 

 

 

디나는 기껏 약을 끊어보겠다고 아랄 해로 오더니 또 약에 손을 댄다.

금단증상을 보이는 디나를 보니 트레인스포팅의 junky limbo 씬이 떠올랐다.

 그동안 초이는 신나게 노는 중

 

 

 

 

 

 

이 사람도 아주 뜬금없고 권태롭게 등장함

뭔가 초이를 도와주거나 공격할 것 같은 사람들은 전부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나중에 찾아보고서야 알았는데 저 사막인 줄 알았던 곳이 아랄 해였다.

1988년에 아랄 해는 이미 많이 사막화가 진행되었던 모양이다.

 

 

 

 

 

 

 

 

푸틴 닮은 최종보스 아저씨는 의외로 쎄지도 무섭지도 않고 저렇게 살짝살짝 춤을 추는 커여움도 보여주었다.
오직 초이만이 쎌 뿐이다...
초반 장면에서 저 아저씨가 최종보스라는 암시를 슬쩍 던진 것은 맥거핀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초이의 친구들도 땐스 타임을 가졌다.

 

 

 

 

 

 

 

 

갑자기 요상한 패싸움을 벌이고 초이가 잘 싸우다 말고 (연출이 영 어설퍼서 고무풍선 한 무리랑 초이가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얻어맞는다. 

 

 

 

 

 

 

 

한 방 먹은 초이가 집에 돌아와보니 디나는 다시 약에 손을 대고 말았다.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

 

 

 

 

 

 

 

 

최종보스 아저씨는 딱히 보복을 당하지도 않고 그냥 수영장 물이 다 빠질 때까지도 수영장 안에 웅크리고 있을 정도로 수영덕후임을 인증한다.

 

 

 

 

 

 

 

 

이 영화 최고 명장면(사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이글라를 열심히 찾았다고 봐도 무방함)

괴한이 나타나 초이에게 담뱃불을 빌리더니 초이를 칼로 찌르고는 팔을 붙잡아 마저 불을 붙이고 떠난다.
결국 영화가 끝나기 3분쯤 전에야 초이보다 쎈 사람이 등장한다.

 

 

 

 

 

 

 

 

 

하지만 초이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1인자의 자리를 내어줄 사람이 아니었다.
피 몇방울만 흘리고 다시 덤덤하게 가던 길을 감

 

 

 

 


 

뭔가 킬링타임용 누아르 영화일 것 같았는데 막상 보니까 난해한 영화였다. 그렇다고 이게 예술...영화인가...? 싶기도 하고 정체성조차도 정의하기가 어렵다. 초반까지만 해도 뭐.. 그렇군요..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예....? 이렇게 넘어간다구요....? 싶은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그렇지만 영웅본색 시리즈처럼 이게 대체 뭔가 싶으면서도 자꾸만 보게 되는... 그런 80년대 영화 특유의 혀를 끌끌 차게 되면서도 자꾸만 보게 되고 동경하게 되는 촌스러운 멋짐이 있다. 키노 팬이면 그냥저냥 그러려니 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임 (초이가 개짱쎄게 나오므로 만족스러울 것이다)

영화를 보고 12시간 정도 지난 지금도 내가 무엇을 본 건지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럽고 재미가 있었던 건지 없었던 건지 모르겠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글라 (Игла, 1988)  (0) 2020.04.24
Letterboxd Stats  (0) 2020.03.20
2019. 08 영화  (0) 2019.08.27
2019. 06의 영화  (0) 2019.06.19
2019. 3월의 영화  (0) 2019.04.06
20세기 여인들 (20th Century Women, 2016)  (0) 2019.02.17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