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종강~

일기/2017 - 2019. 12. 18. 18:55

약 한 달에 걸쳐 축적해 놓은 일기를 종강하고 나서 한꺼번에 정리했기에 매우 길다. 딱히 한 게 없고 음악만 열심히 들어서 일기의 태반이 음악 얘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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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ear every day, every evening,
He calls her aloud from above,
Carefully watched for a reason,
Painstaking devotion and love,
Surrendered to self preservation,
From others who care for themselves.
A blindness that touches perfection,
But hurts just like anything else.

Isolation, isolation, isolation.

Mother I tried please believe me,
I'm doing the best that I can.
I'm ashamed of the things I've been put through,
I'm ashamed of the person I am.

Isolation, isolation, isolation.

But if you could just see the beauty,
These things I could never describe,
These pleasures a wayward distraction,
This is my one lucky prize.

Isolation, isolation, isolation, isolation, isolation.

 

모든 노래를 통틀어서 제일 좋아하는 가사로 손꼽는 게 조이 디비전의 Isolation이다. 고3때 처음 들었고 그 뒤로 모의고사 조질 때마다 늘 이 노래 속으로 흥얼거리면서 집에 돌아옴... 지금도 종종 인생이 싫어질 때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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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제인 오스틴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의 작품 중에선 엠마를 가장 싫어하는데 (주인공 성격이 1차로 싫었고 늙은이랑 눈 맞는 엔딩이 2차로 싫었음)... 그래서 클루리스도 진짜 진짜 싫어하는 영화인데... 주연 보고 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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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나온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는데 간만에 들었다가 너무 좋아서 내적 비명 질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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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모자뜨기 학교에서 신청할 수 있길래 다시 도전해봤다. 초딩 땐 거의 엄마 도움으로 했는데... 과연 10년 사이 나의 손재주는 향상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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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색깔 베이비 핑크 아니라구... 고급진 이화그린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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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이빨자국과 영롱한 빵자국...

 

 

 

당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지 점심 든든히 먹고도 배가 안 차서 뚜레쥬르 브라우니를 하나 더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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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 한 달 전부터는 거의 이러고 살았다. 덕분에 고3때 이후로 커피 끊었다가 다시 커피 중독자 됨... (사실 그동안은 신경성 방광염 때문에 마시고 싶어도 못 마셨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니까 카페인의 힘을 믿고 많이 나대게 되어서 더 늦게 자기 시작했고→지하철에서 안 자고 공부를 하게 되었으며 (그러다가 가끔 졸긴 했고 어느날은 신촌역에서 내린 적도 있었다)→결과적으로 과거에 비해 생산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원래 잠 부족하다는 얘기 쓰려고 한 건데 갑자기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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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는 Horchata를 들어줘야 겨울이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이거 들은 뒤로 horchata 마셔보는 게 소원이 되었다. 학교 앞 베브릿지에서 이 음료 판다는 말이 있던데 수정과의 서양 버전 같은 맛이라 해서 약간 불안하다. 어릴 때 수정과 먹고 매워서 충격받은 트라우마가 있는지라...

산울림 회상은 왠지 술 잔뜩 퍼마시고는(?) 부르고 싶은 노래.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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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 수업 들으면서 모스크가 아랍어로 '마스지드'라는 언급이 나왔을 때 아 맞다, 저거 수능 공부할 때 배웠던 단어인데! 하고 한참 추억에 젖었다. 복습할 때 결국 추억팔이 하고픈 충동을 못 이기고 드문드문 기억나는 아랍어 단어를 끼적거렸다.

참, 여지 존버 성공했다! 교수님이 너무너무 스윗하시고 좋지만 시험은 망했네요....★가 될 뻔했는데 끝까지 버틴 덕분에 기말을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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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내가 세종대왕보다도 좋아하는 왕인데 이 말은 특히나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아서 지칠 때 많이 힘이 되었다.

도서관에 홍재전서 있으면 빌려봐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이 무렵 워낙 정신도 없었고 중도까지 갈 용기가 없어서 그대로 종강했다. 동네 교보문고엔 재고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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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돈천동 김치나베가 너무 땡겼는데 나가기 귀찮아서 라운지 바로 앞 학생식당에 가서 김치나베를 시켜먹었다.

나에게 행패부리는 비주얼 보고 진짜 개x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상처받음... 국물도 물에다 김치국물 몇 방울 탄 맛에 돈가스 맛도 끔찍했다. 

 

 

 

 

 

 

 

결국 분해서 다음날 돈천동에 가서 김치나베를 다시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는 되어야 김치나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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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달빛천사도 안 보고 학교 축제에 이용신 성우 왔을 때도 구경가지 않았던 사람이 열심히 달천 ost를 듣고 있다...

옆에 the legendary pink dots는 밴드 이름도 범상치 않고 앨범 생김새도 마음에 들어서 들어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라 한 번 듣고 말았다. 지금도 보니 song has been removed도 같이 캡처되었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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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entj)랑 나(intj) 화난 사람이라는 거 너무 맞는 표현 아니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사를 해보니 아빠는 entj, 엄마는 infp가 나왔다. mbti별 궁합을 확인해보면서 분명 두 사람은 파국으로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천생연분이 나와서 셋이 한참 웃었다.

내 천생연분은 enfp라는데 글쎄.... enfp가 나에게 달려들면 난 스트레스 받고 곧장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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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이렇게 스타일리쉬하게 연말 결산을 해준다.

 

 

 

 

 

 

 

10월에 헤드윅에 꽂혀서 ost만 주구장창 들었더니 이렇게 결과가 나왔다.

시험기간에 반복해서 들었던 곡들이 top songs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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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에 몰티저스가 들어와서 호다닥 사먹어봤는데 음... 명성에 비해 엄청난 맛은 아니라서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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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 갑자기 에세이 과제 하나 더 생겨서 개차반으로 써버렸다... 굳이 변명하자면 잘 쓰고 싶어도 존버해야 할 시험들이 겹쳐서 도무지 정성들여 쓸 수가 없었다.

이번 학기에 깨달은 것은 고등학교와 수능에선 절대평가만큼 속 편한 것이 없지만 대학교에선 오히려 절대평가가 더 엿 같다는 것.... 게다가 통논술 시험을 절평으로 한다면 교수님이 어떤 점수를 주실지 감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으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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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보 포고렐리치 공연 보게 되었다고 자랑하는 글

고3때쯤 많이 듣다가 경원 기말 공부할 무렵에 다시 생각나서 반복해서 듣고 있었는데 때마침 내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거다... 내 수중에는 B석 표 한 장과 막 공구가 열린 과잠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는 돈이 있었고, 그 무렵 나는 이화그린 과잠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지만... 이 때 아니면 내가 덕질하는 사람을 언제 직접 보겠어... 하면서 전자를 택했다. 일단 Gaspard de la nuit도 연주한다는데 어떻게 안 갈 수가 있겠어.... 여튼 이거 예매한 뒤로는 12월 말에 절친들이랑 가는 경주 여행이랑 요 공연 생각만 하면서 시험기간을 버텼다.

 

 

 

 

내 최애곡들.

 

 

 

 

 

 

 

 

 

이 곡을 연주하는 걸 본다구...'o'

예술가들이 연습하거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건 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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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내 웃음지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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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빠나 남자 선생님들이 이발을 하고 나면 한동안은 되게, 막.... 면봉처럼 댕청댕청한(죄송...) 머리모양이 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숏컷을 하고 나니까 머리를 다듬고 나면 일주일 간은 나도 그런 댕청한 모습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2주쯤 되면 머리가 적당히 길이 잡히면서 극도의 나르시즘에 빠지게 되는데, 이번 달에는 머리 다듬은 지 2주차가 될 무렵에 앞머리를 대충 잘 넘기면 허공에의 질주에 나오는 리버 피닉스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잠깐 했다.

머리 자른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 같은데 6월 18일에 종강하자마자 잘랐으니 오늘로 꼭 반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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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 새 노래 너무 좋다~

 

 

 

 

 

 

독일어 시험공부하는 동안 독일 펑크 록을 들었는데 독일어 특유의 강한 어투 때문에 음악도 더욱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더 웃긴건 가사는 꼭 시비 터는 것 같은데 잘 들어보면 화요일 밤~ 난 널 생각해~ 이런 서정적인 가사들이라는 것. ㅋㅋㅋㅋㅋㅋ 내 취향의 음악은 아니라 이것도 며칠 듣고 말았다.

 

 

 

 

 

 

만사는 귀찮고 마음은 평온할 때면 꼭 듣는 음악. 권태로운게 참 좋다.

 

 

 

 

 

 

추천곡 들어봤다가 너무 또라이 같아서 충격받고 밴드 정보를 찾아봤더니...

 

 

 

 

 

 

 

엄청난 찐 또라이 밴드였다... 근데 노래가 취저라서 열심히 듣고 있다. 집에서 스피커로 틀어놓으면 엄마랑 아빠가 별 괴상한 걸 다 듣는다고 타박할 법한 그런 스타일임..

 

 

 

 

 

 

PJ Harvey 음악을 너무 재탕해서 질릴 무렵 비슷한 느낌의 가수를 두 사람 발견했다. 갠적으로 Diamanda Galas 음악이 더 마음에 든다. 초창기 앨범은 너무 무서워서 못 듣겠다만...

시험기간에 멘붕 온 상태에서 들으면 정말 적절한 배경음악이 되어 준다.

 

 

 

 

 

 

 

 

 

헤드윅의 Wicked Little Town이랑 제목이 비슷하니 꽤 잔잔한 음악일 것이라 생각하며 이걸 들은 나는 이 노래를 부른 인간이 데이비드 번이라는 걸 상기했어야 했다...

일단 앨범 자켓부터 정상이 아니야

 

 

 

 

 

 

(절레절레)......

 

 

 

 

 

 

 

 

이 영상 댓글에 어떤 외국인이 데이비드 번 꼭 행복한 이안 커티스 같다고 해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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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1격부터 4격까지 온갖 환장파티가 벌어져서 괴로워질 시기에 이 짤을 보고 조금 눈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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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문 교재에는 이렇게 애쓰다가 이내 정신을 놓고 만 필기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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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논문 쓰기를 미루고 이러다가 지금 종강하고 나서 피눈물 흘리고 있다...는 훼이크고 지금도 내일 밤 11시 59분까지만 내면 되니깐~ 난 이미 본론까지 다 썼는걸?^^ 하면서 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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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킹은 왠지 혼밥이 불가능할 것만 같은 외관이라 늘 지나쳐만 갔다가 동기를 데리고 같이 갔다. 혼밥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동기는 감자튀김만 시켰고 나는 자연스레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너무 배불러서 감튀만 주문할 걸 하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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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시들 중 가장 슬프고 마음에 드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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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중에 안나 카리나의 부고를 읽었고 이 배우는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가 무척 강했기 때문에 부고 기사가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아녜스 바르다, 안나 카리나 모두 좋아하게 된 해에 세상을 떠나 더이상 새로운 작품을 볼 수가 없으니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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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점에 가면 딱 한 권만 눈에 들어오지 않고 여러 권이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걸까?

그리고 왜 나는 항상 한 권만을 선택해야 하는 운명인 것일까?

고로 내 삶의 목표는 눈에 들어오는 대로 다 한번에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어모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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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학점이 어찌 나올지 알 수 없어 매우 심란하기 그지없지만 과제는 즐겁게 했던 강의를 하셨던 교수님께서 종강 때 하신 말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교수님께서 대학생이었을 적에 시민운동을 벌이던 학생들은 항상 '민중들보다 열 걸음 앞서 나갈 생각을 하지 말고 딱 반 걸음만 앞서라' 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남들보다 너무 앞서 나가버리면 사람들은 나의 신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라는 의미인데, 우리의 페미니즘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반성해야 할 것은 없는지 잘 돌아보고 아직 페미니즘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우리가 너무 멀리 나아간 것은 아닌지 잘 돌아보라는 말씀을 하셨다. 꼭 페미니즘만이 아니더라도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디에 적용해도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생 때만큼 자기 사고를 넓힐 수 있을 시기가 없다고, 방학 동안 많이 노는 것도 좋지만 책도 많이 읽고 친구들이랑 열띠게 토론하면서 자기 생각을 넓히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이번에도 나는 또 종강하자마자 스타듀밸리를 켰지..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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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에 진로 관련해서도 이것저것 공부하고 알아볼 계획이긴 한데, 여기에 더해서

 + 계획해둔 책 중 적어도 10권 읽기

 + 독일어 공부

 + 토익 공부 (다음 학기 때 영강 학점 채울 목적으로)

 + 그림 배우기 (유화나 이런 것 배워보고 싶다), 아니면 피아노 다시 배우기

....도 할 계획이라 과연 이 모든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일단 종강하고 일주일 간 놀고 경주 다녀온 다음에 제대로 계획을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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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말이 되기만 하면 또 무의미하게 한 살 더 처먹는구나! 식의 한탄을 으레 늘어놓곤 했는데 올해는 좋은 것만 나열해보고자 한다.

 

올해 내가 얻은 것들 목록:

 - 성적 장학금

 - 미용사 (+떨지 않고 미용실에 전화해서 예약하기)

 - 이과 계열 친구들 (문과 가족들에게 길러져 문과 고등학교만 다녔던 탓에 이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조선시대 사람이 양인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 교양 지식 (신상문을 듣지 않았더라면 공부가 더 수월했겠지만 그만큼 교양을 많이 쌓았다)

 -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끈기 있다는 사실 (고등학교 때 내신에 가스라이팅을 너무 많이 당해서 내가 멍청하고 의지박약하고 심지어는 노력해도 안되는 쓰레기라고 믿고 오랫동안 살아왔다)

 - 건강 회복 (매일같이 방광염과 위장염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인지했고... 그 결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