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y me and be doomed~

일기/2017 - 2019.10.21 21:09

시험기간 2주동안... 매우 정신이 혼미했소...

 

 

 

 

 

 

 

육산 간거 한 300만년 전 일 같은데 고작 일주일 전이었다는 게 안 믿긴다.

밥 먹는 방식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정신이 없었고 가격도 비싸서 나중에 또 가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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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험 끝나고 다음 수업 듣기 전까지 1시간이 남았길래 후다닥 밥 챙겨먹고 52번가에 있는 독립서점도 가봤다.

올해 김승옥 문학상 작품선을 샀는데 포장을 이렇게 예쁘게 해줬다. 

그렇게 시험 하나를 치룬 뒤 기쁜 나날을 보냈고 며칠 뒤 중간값이 너무 높게 나와서 슬퍼했지... 하....... 교수님이 학점 잘 주신다곤 했는데.... 기말까지 존버해야 한다니... 이번학기엔 존버사태를 막고 싶었지만..... (1학기에 회정원 존버 너무 괴로워서 기말내내 울면서 공부함)

 

 

 

 

 

 

 

 

 

식후에는 코커스~

이번 시험기간에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과 라운지에서 공부한 탓에 너무 피곤해서 매일 커피 한 잔에 비타오백 한 병은 꼭 마시면서 버텼다. 

 

 

 

 

 

 

 

월요일 날 필교 시험 2개 쳤고 둘의 시간간격이 10분밖에 되지 않아서 동기랑 미친듯이 달려야 했다.

시험 마치고 라운지 돌아와서 다들 저렇게 뻗어벌임;;

 

 

 

 

 

 

 

화장실 세면대 근처에 웬 똥파리가 물에 젖어 죽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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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냥 여기를 떠나서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를 잡을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타국에서 일반 시민으로 불시에 총기 사고에 휩쓸려 사망할 확률이나 여기에서 여성 시민으로 불시에 칼이나 염산을 맞고 사망할 확률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며, 둘째, 어차피 타국에서 내가 전문직을 얻는 과정도 어마무시하게 힘들겠지만 적어도 국내에서 온갖 학벌, 성별, 집안 등등으로 낙인찍히고 주먹다짐하며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처럼 보이고, 셋째, 세상 돌아가는 구조를 바꾸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다 나까지도 사회를 바꾸기 위한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 사이에 끼어 갈려나가는 고통을 겪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로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1984를 방불케 하는 검열과 갈등의 각축장이 되어있어서 내가 내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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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에게 쬐끄만 트윅스 줬더니 이걸 보답으로 받았다. 실로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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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할 때 학교 짐 다 챙겨오기가 너무 귀찮아서 성경책은 그냥 후배들 물려주라고 교목실에 두고 갔었다.

근데 종교시간마다 딴짓하면서 거기다가 막 절에서 쓰는 그 게슈타포 로고 비스무리한거 잔뜩 그려놓고.. 커트 코베인 따라해서 'God is GAY'라고도 써놓고... 역십자가도 잔뜩 그려놓은게 이번 시험기간에 갑자기 생각났다;;

않이 또 자랑이랍시고 내 이름은 성경책 온 면에다가 대문짝만하게 써놨는데;;; 그거 물려받은 후배는 이 또라이는 대체 지금 뭐 하고 살고 있을까 싶었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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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잘 따려고 하는 이유가 내 진로=학점이 고고익선이기 때문인데 그것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아서 시험기간에 못 살겠다(사실 지난학기 수준의 정신상태로는 이번학기에 이미 사망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냥 사실은~내 진로는 이쪽이 아냐~라고 스스로 뻥을 치면서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학기 때도 학점 망한 줄 알고 그러고 대충 달래면서 살았더니 나름 존버를 잘 해서.. 좀 이상하지만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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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버스 정류장에 거미가 산다~

근데 요새 왜이렇게 벌레 사진 많이 찍는거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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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나의 피로회복제였던 타이거슈가 밀크티~~ 입맛이 심각하게 스노비쉬해서 솔직히 힙한 음식들 유행할 때마다 비웃었고 흑당이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결국엔 흑당중독자가 되어버렸다.

이거 마시고 독일어 시험 쳤고 좀... 심란했다. 이번 학기는 과거형만 주구장창 배워서 modalverben이 시험범위에 포함된다고 했을 때 당연히 과거형만 나오겠거니 하는 멍청한 판단을 해버렸는데 현재형도 나온 것.... 1학기 때 다 외워두긴 했는데 하필이면 유일하게 버벅거리는 ihr가 주어일 때 modalverben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묻는 문제가 나와서 슬펐다.

이번 시험기간이 1학기 때의 멘탈이었으면 절대 못 버텼을 텐데 그새 심신이 많이 건강해져서 무사히 잘 버티고 섭섭함이 조금 남아도 나름 가볍게 잘 넘기면서 보냈다. 교수님들이 11월 낙관론에라도 빠지셨는지 과제를 11월 초에 왕창 내주셔서 그거 생각하면 학교 때려치고 싶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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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나오면서 보니건물 앞에 모과가 잔뜩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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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세일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돈스타브를 사버렸다. 나는 윌로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산 건데 아직은 어려워서 스듀만큼 현생을 버리진 않고 있다. 읽을 책을 또 잔뜩 내팽개쳐두고 아마존에서 영어책도 한 권 더 샀다. 너무 충동적으로 사서 뭘 샀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험 끝난 다음날엔 엄마 데리고 학교 근처에서 밥이랑 와플 사먹고 82년생 김지영 봤다. 원작은 원작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좋았다. 소설은 사실 서사에 집중한 글이라기보다는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일종의 사실 진술?에 가까웠는데 영화는 원작에서 부족했던 서사를 적당하게 잘 더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