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다가오고 공부는 못 하겠고

일기/2017 - 2019.10.05 22:38

 

 

 

 

 

1교시 듣는 강의실 근처 쇼파는 불편했는데 새로운 의자가 등장해서 여기서 자다가 수업 들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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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친구 만나서 저녁 먹고 과제하러 이화다방으로 갔다. 카페에서 과제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되어서 앞으로 늦게까지 학교 남게 되면 자주 갈 생각이다.

고등학교 땐 친구랑 학교 지하독서실에서 공부하기 답답하면 정원 나가서 야자를 했는데, 그 땐 둘 다 떠드느라 공부를 안 했다(...). 정작 대학생이 되어서는 카페에서 한 마디도 안 하고 오지게 열심히 공부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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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교양수업 하나가 휴강을 안 해서.... 학교에 가야 했다... 흑흑... 지하철에선 태극기부대에 둘러싸여 있는데 다들 단톡에서 수천만 빨갱이들을 하나님의 힘으로 다 죽여주소서 블라블라 하는 대화를 하고 있어서 넘모 무서웠다....

천지간에 나 하나만 수업 들으러 왔는지 학관 건물도 강의실이랑 제일 가까운 문들은 다 잠겨 있어서 제일 멀리 떨어진 문으로 들어가야 했고 화장실도 불이 다 꺼져 있어서 너무 쓸쓸하고 무서웠다...ㅠㅠㅠ....

 

 

 

 

 

 

흑당이 절실하게 땡겨서 생전 잘 마시지도 않던 음료수를 등굣길에 사마셨다. 소방광인 내가 커피를 마시고도 수업 중에 단 한번도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은 참으로 미스터리한 일이다.

 

 

 

 

 

 

 

수업 끝나고 나오는 길에 건물 입구에 당당하게 서 있는 곱등이로 추정되는 괴생명체 발견.

 

 

 

 

 

 

 

 

시험공부 하다 가려고 과방 있는 건물로 가는데 좀비 나올 것 같았음

 

 

 

 

 

한 층 더 내려오자 아무래도 과방 문 잠겼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다.

 

 

 

 

 

 

오기로 문을 쾅쾅콰오앙!!! 하고 열어보고 자물쇠도 막 흔들어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소용없었다.

괜히 문을 더 자극했다가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괴생명체가 튀어나오면서 목을 물어뜯을 것 같아 그냥 빨리 뛰어나왔다. 그리고 그냥 집 갔음

너무 더워서 힘이 다 빠졌기 때문에 집 가서도 공부 안 하고 걍 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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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어느새 1,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1전공 6교양인데다 대부분은 논술시험이고 그 중 한 과목은 아예 교수님이 뭘 가르치고 계신건지 종을 잡을 수가 없어서 그냥 멀뚱멀뚱 눈만 뜬 채 지내고 있다. 심적인 부담감만 갖고 실상 아무것도 안 하는 이 상태 지금 괜찮은 건가?!

 

한국사 과제는 글 4, 5쪽만 쓰면 완성이겠거니 했는데 잘 쓰려고 하다보니 생각보다 엄청난 디테일을 요구해서 30장 넘게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원래는 냉혹한 야망꾼 주인공이 되려고 했는데 갈수록 내 입맛에 맞춰서 '정치적으로는 야망 넘치지만 집안에선 조신한 신남성' 스타일로 변해가고 있음...

중간 끝나면 소논문이랑 다른 레포트들도 써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삶이 힘들어질 것 같다. 한국사는 시험기간 제외하면 주말에라도 짬짬이 두세쪽씩 꼭 써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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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에 또 찍은 벌레 사진. 멀리서 걸어오다가 뭐가 허공에 떠 있는 걸보고 이건 필시 왕거미가 사는 거미줄이 있다는 신호다!! 하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그치만 무서워서 급하게 찍느라 거미가 두 마리나 있는 줄은 사진 찍고 한참 시간이 흘러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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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팀플 모임이 와서 공연을 보러 갔다. 음향 상태가 좋지 않아서 가사를 알아듣기가 힘들었고 + 우린 저 공연을 재미로 보러 온 게 아니라 분석하러 온 거야! 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셋 다 좀 우울한 상태에서 봤지만... 

 

 

 

 

 

 

후반부에 매우 좋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최근에 음.... 이게 막 횡설수설 쓰는 건데... 내가... 너희의 몸뚱아리는 못생겼어! 나대지 말고 짜져 있어!라고 지극히 루키즘적으로 못되처먹게 구는 꿈을 꾸고 일어나서 이게 뭔 개꿈인가 어리둥절한 상태로 학교 갈 채비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꿈을 꾼 나에게 세상이 그렇게 쓰레기같진 않다는 깨달음을 주려고 이런 기회가 생긴건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그동안 가부장제 질서하에 왜 여자들에게 몸매를 늘씬하게 가꾸고 쫙 붙는 옷을 입으면 섹시하다고 치켜세워준건지 이해가 가더군요... 큼큼... 막 나는 약간... 요즘 유행하는 씨름 영상 댓글들이 떠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공연 후반부에 정줄을 놓은 저의 과제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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