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03-190608

일기/2017 - 2019. 6. 9. 01:02

 

 

그렇다... 너무 많은 것들을 교수님들이 한꺼번에 원하고 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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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에 경영학원론 시험을 봤다. 시험 코앞에 두고부터는 근자감이 생겨서 정줄을 놓고 살았더니 시험도 정줄 놓고 풀었다...

사례 분석하는 문제에서 조직도를 그려야 했는데 초등학교 마인드맵 수준으로 더듬더듬 그려서 엄청 수치스러웠다. 

영어 에세이도 교수님이 내용은 흥미로운데 에세이 형식에서 너무 벗어났다...고 피드백해주셔서... 헤헷 사실은 이상처럼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추구한 것이에염! 이라고 하고 싶었으나... 아방가르드 하기에는 너무 딱딱한 형식으로 썼기에 (간단히 말하자면 예술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강의에서 요구하는 규칙에 맞게 쓰지도 않은 지저분한 글을 썼다는 거다...흑흑)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서 슬퍼했다...

 

 

 

 

 

슬픈데 마침 커뮤에 들어갔다가 영문과 학생회에서 실비아 플라스 북보틀을 공구한다는 글을 봤다.

헠헠 실비아 플라스라니... 게다가 벨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구까지 프린팅 되어있다니...!  

요즘 돈을 아끼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기분전환겸 질러버렸다 (사실 2주쯤 전에 보틀 잃어버리고 보온병 새로 샀으므로 이게 꼭 필요하지는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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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할 일이 폭격처럼 쏟아지니까 정신이 없었는지 경원 시험 끝나고 '구토'나 '오발탄' 같은 소설 속 주인공에 맞먹는 불안증세를 보였다.

열람실에서 공부하고 있던 절친한테서 마카롱 받으러 이씨씨까지 갔다가, 충동적으로 가장 먼저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왔고, 중도로 가려다가 거기 가면 공부해야 할 것 같아서 학문관으로 갔다. 대충 끼니를 때우고 이씨씨로 다시 돌아가서 공부를 하려다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서 책이나 읽을 생각으로 중도로 갔다. 중도에 갔더니 공부 안해서 오늘 경원처럼 죽쑤면 어쩌나 덜컥 겁이 나서 그냥 공부했다(...). 그러다가 졸려져서.... 

 

 

(이 그림은 현재 내 카톡 프사이기도 하다)

 

 

이 자세로 소파에서 15분을 잤닼ㅋㅋㅋㅋㅋㅋㅋ 깨어나보니 입가에 침이 묻어 있어서 매우 머쓱했음... 

이대로 가긴 아까우므로 책을 잠깐 구경했다. 다음 수업을 들으러 갈 때까지 공부한다 독서한다 공부한다 독서한다로 계속해서  갈팡질팡했다.

 

 

 

 

 

 

교보문고에서 보고 탐냈던 펭귄의 키다리 아저씨가 여기에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 엄청 극혐인 내용인 줄로만 알고 살다가 최근에 읽어보니 주인공이 요즘같으면 페미네 쿵쾅이네 어쩌네 태클 걸고 난리날만한 발언도 많이 하고 꽤 진보적인 소설이었다. 너무 나이가 많은 아저씨와 결혼한 것이 마음에 걸릴 뿐

 

 

 

 

 

짐도 많은데 중도에서 책만 구경한다는 걸 그만...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를 빌려버린 것이다...!

두꺼워서 시험기간 중에 기한 내로 읽을 자신도 없고 집까지 들고 가기도 너무 귀찮아서 저녁에 바로 반납해 버렸다.

(사실 이 소설은 딱히 관심도 없었구 제레미 아이언스가 나오는 드라마와 벤 휘쇼가 나오는 영화의 모습들이 강렬했기에 충동적으로 빌린 거였다. 에드워드 시절 배경 전망 좋은 방 제외하면 재미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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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 졸려고 허우적대면서 필기하곤 흡족해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글씨가 날아가고 있다.

젊은이여... 자네야말로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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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른 가방이... 대학생의 가방입니다... 가방이 너무 좁아터져서 적어도 시험기간 때만큼은 고3때 쓰던 거대한 백팩을 다시 메고 다닐까 생각중이다.

동기의 표현에 따르면 짐을 'maximalizing'하는 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모든 물건을 챙기지 않으면 불안해지기 때문에 (그러고도 꼭 미처 대비하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이 한번쯤은 발생한다) 에코백 하나만 들고 댕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학교 굿즈가 줄줄이 세워져 있는 것은 무시하시오... (생협덕후)

 

 

 

 

 

 

음료수 싫어해서 잘 안 마시지만 아몬드브리즈 초코맛은 넘 좋아서 요즘 매일같이 밥 먹은 다음에 사마시고 있다. 

학교 내 생협&편의점 최애 음료수: 오틀리 / 아몬드브리즈 / 미닛메이드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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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 읽을 시간 없다고 바로 반납해 놓고는 다음날 아몬드를 빌린 건 대체 무슨 심정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체가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게 마음에 들었는데 3부부터 긴장감이 무너지고 마무리도 어수선해서 아쉬웠다. 기대가 클수록 아쉬움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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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베어 영업 끝난 뒤로 같은 자리에 생긴 담담은 한번도 가지를 않았는데 깐풍섯을 판다는 얘길 듣고 찾아갔다. 5월 내내 여기 한 번도 안 찾아가 본 게 후회스러웠다. 든든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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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상태는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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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정원을 벼락치기 하고 싶지 않음에도 벼락치기를 했더니 세상 모든 게 다 useful life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막 사람들이랑 얘기하다가도 "자꾸 저런 걸 먹으면 몸에 참 안 좋을 텐데... 수명을 depreciation 하고 있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ㅋㅋㅋㅋㅋ 내 mental health의 useful life도 야금야금 갉아먹히는 중.... (회정원은 교재가 영어라 그런지 질문할 때도 필기할 때도 지금 글처럼 중간중간 영어단어를 많이 쓰게 되어서 글이 어수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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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헛헛해서 자주 들었던 노래. 다른 앨범들도 다 좋지만 이 앨범에 특히 좋은 곡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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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이번 주를 무사히 존버하는 데 성공했다.

5일간의 심리적 압박감이 꽤나 컸던데다 PMS까지 겹쳐서 ('PMS=여자가 극도로 표독스러워지는 시기'로 또 덜컥 믿는 사람이 생길까봐 심히 저어되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이를 부정을 할 수가 없다) 진짜 심각한 수준으로 예민했고... 공부하던 중에 갑자기 울분이 터질 때가 많아서 혹시라도 나중에 의사를 찾아갈 일이 생길 것을 대비해 서러워지는 이유들도 다 다이어리에 적어뒀다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시기일수록 벨 자의 문장 하나하나가 더 와닿는 것 같다. 생존능력 하나도 못 키우고 앉아서 착실하게 공부만 하는 데에만 익숙한,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못 믿고 자기혐오에 빠져 사는 '여성'의 심리를 그만큼이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한 소설은 없다. 플라스의 시가 썩 내 취향이 아님에도 (대여섯 편은 무척 좋아하지만) 그를 지금까지도 나만의 예수님처럼 모시고 사는 이유는 이것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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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존버에 60% 정도 성공한 지금.

본격적으로 시험이 시작되는 건 다음주 목요일부터인데 막상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근자감이 생겨나서 지금 이렇게 놀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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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하면 곧바로 숏컷 하기로 마음 먹었다. 결심한 직후에는 계속 의욕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는데 지금은 결심이 확고히 굳혀져서... 이제 앞머리 축 늘어진 것도 짜증나고 긴 머리도 거추장스럽기만 함. 빨리 종강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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