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틴헤드 (The Fountainhead, 에인 랜드)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에서 선생님이 주인공에게 추천해주는 책들 중 재밌게 읽은 것들이 많아서 파운틴헤드도 읽을 책 목록에 담아놨다가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

상당히 두꺼운 데다가 건축을 소재로 다룬 소설인지라 지루할 줄 알아서 여지껏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줄곧 소설로부터 얻고 싶어했던 '무언가'를 이야기 속에 품고 있었기에 순식간에 하루에 1,200페이지씩 꼬박 읽어서 금세 완독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하워드 로크가 속터지는 들장미소녀 캔디형 인물이 아니라 강철멘탈인지라 소설을 읽는 데 더욱 동기부여(!)가 되었음. 

한 인물의 성공담만 다루었다면 진부한 성공담으로 그치고 말았겠지만 로크 외에도 엘즈워스 투히나 피터 키팅 같은 인물을 통해 지나친 이타주의는 때때로 개인주의보다도 이기적일 수 있으며, 지식인(또는 권력자)들이 얼마나 자기 지식을 새로운 천재를 발굴하는 데 쓰지 못하고 자기 자존심 지키는 데에만 쏟아붇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신선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자이식 과잉 쩔고 도미니크와 로크의 관계는 너무 비뚤어진 방식으로 맺어졌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 도미니크가 너무 이상하게 묘사되어서 다 읽을 때까지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다.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 투히는 정말 죽빵 날리고 싶은 놈이다. 키팅은 성공하기 위해서 찌질하고 비굴한 짓까지 벌이는 인물의 전형을 보이는 캐릭터인지라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는 앤데 투히는 정말 내가 극혐하는 요소만 골라 넣은 놈 같다. 진짜 이놈이 뭐라고 말할 때마다 주둥이 때리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 1949년에 개리 쿠퍼와 패트리샤 닐 주연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개리 쿠퍼가 너무 노안이라서 내가 상상한 로크의 모습과 괴리감이 너무 크다. 난 하워드가 프랑수와 오종의 영화 '인더하우스'의 주인공 클로드처럼 생겼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안잘생긴 야망꾼 같은 느낌의 건축학도를 상상했으나 영화는....

 - 찾아보니 에인 랜드는 생각보다 저명한 철학자였다. 미국 보수파들이 존경하는 철학자이며 바이오쇼크의 세계관도 에인 랜드의 철학에 기반했다고 한다. (근데 트럼프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로 이 책을 꼽아서 좀 정떨어짐) 'Atlas Shrugged'와 'The Virtue of Selfishness'도 읽어봐야겠다.

 - 에인 랜드의 소설은 독자의 사상에 너무나도 강렬한 영향을 미치기에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주기에는 위험하다는 평이 있는데 이타주의를 비판하고 마이웨이형 건축가를 영웅시하는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임에도 모두 수긍이 가고 재밌게 읽혔던 것을 생각하면 그 말이 맞는 듯하다. 그러고보니 월플라워에서도 주인공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면서 선생님이 '위험한 책'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전 제게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일해야만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선이란 기준의 문제고, 전 저만의 기준을 세워놨습니다. 전 아무것도 물려받지 않습니다. 전 어느 전통의 줄에도 서지 않습니다. 어쩌면 새 전통을 시작할 수는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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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는 학장실을 나섰다. 천천히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 잔디밭으로 나갔다. 그는 학장 같은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봤지만 도무지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저 자신과 그들 사이에 어떤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그는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된 지 이미 오래였다. 하지만 그는 늘 건물에서 중심이 되는 주제를 찾듯 사람을 대할 때도 그 사람의 행동의 원동력을 찾으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의 근원은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그것은 알 수 없었다. 물론 개의치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배운 적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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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열정을 싫어한다. 그것이 아무리 위대한 열정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헨리 캐머런의 실수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 것이었다. 그는 그것 때문에 싸웠고, 결국 그것 때문에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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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중략) 여기서 멍청한 몽상가들이 굶주리는 꼴도 보기 싫어! 난 책임지고 싶지 않아. 내가 청한 게 아냐. 난 그 꼴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이미 오래전에 끝났으니까. 난 지금 데리고 있는 얼간이들이 아주 마음에 들어. 뭔가를 가진 적도 없고 앞으로도 가질 수도 없으며 나중에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도 없는 인간들이니까. 난 그거면 돼. 그런데 왜 찾아온 거지? 자넨 스스로를 망치는 길로 뛰어들었어, 자네도 그걸 알지, 안 그래? 그리고 난 그걸 도울 거야. 난 자넬 보고 싶지 않아. 자네가 싫어. 자네 면상이 싫어. 자넨 지독한 자기중심주의자처럼 생겼어. 아주 건방지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해. 20년 전이었다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자네 면상에 주먹을 날렸을 거야. 내일 9시 정각까지 출근해." (캐머런 이 츤데레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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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넨 자신의 손을 보며 박살을 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거야. 자네가 기회만 주었다면 그 손이 해낼 수 있었던 일들이 많았는데 이제 그런 기회는 다 물 건너간 것에 대해 그 손이 비웃는 것 같아서 말이야. 자넨 그 손을 엉뚱한 데 낭비한 자신의 살아 있는 몸뚱이를 견딜 수가 없을 거야. (중략) 어느 강당 구석에 서서 연단 위의 인간이 건물들에 대해, 자네가 사랑하는 건축에 대해 떠드는 걸 듣고 있게 될 거야. 그 인간이 떠드는 얘길 들으며 누군가 벌떡 일어나 그 인간의 정체를 폭로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오히려 강당을 뒤흔드는 박수갈채를 듣게 될 거야. 자네는 비명을 지르고 싶어질 거야. 그들이 진짜인지 자네가 진짜인지를 알 수가 없어서, 자네가 텅 빈 해골들이 가득한 공간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네 뇌가 텅 비어버린 것인지 구분이 안 가서. 자넨 거기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야. 거기서 자네의 말은 더는 언어가 아니니까. (중략) 어느 날 자넨 정말이지 정말 멋진 설계도를 그리게 될 거야. 그 앞에서 무릎이라고 꿇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그런 설계도를 그러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설계도. 자넨 분명 그걸 해낼 거야. 그 순간 자넨 세상이 몹시도 아름답다고, 공기에서 봄 냄새가 난다고, 세상에 악이란 존재하지 않고 모든 인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겠지. 자넨 그 건물을 세우기 위해 집을 나설 거야. 누구든 그 설계도를 보자마자 돈을 대겠다고 달려들 것이라고 굳게 믿고서 말이야. (중략) 하지만 마침내 설계도를 들고 건축주 사무실로 찾아가 그의 사무실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몸뚱이를 저주하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그에게 간청하고 애원하고 알랑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될 거야. 그런 자신이 지독히 혐오스럽지만 그 건물을 지을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거야. 건축주가 자네의 진심을 알면 그 건물을 짓게 해줄 것이기에 배를 갈라 속을 보여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까지 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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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타이틀을 갈망하는 이들이 엄청나게 많은 듯했다. 독자들은 공부하지 않고 박식해졌고, 거저 권위자가 되었으며, 노력 없이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건축물들을 보면서 439쪽에 대한 기억만 갖고 전문가의 태도로 비판할 수 있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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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이걸 보게. 간단히 '건축가, 하워드 로크'라고만 되어 있지. 하지만 이 명패는 사람들이 성문에 새기고 목숨을 바쳐 지키는 좌우명과도 같아. 이 명패는 너무도 엄청나고 암울한 것, 세상의 모든 고통, 자네, 세상에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는지 아나? 자네가 직면하려는 일에서 오는 모든 고통에 대한 도전이지. 그리고 자네가 이 명패를 안고 끝까지 갈 수만 있다면 승리를 거두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네. 하워드, 그건 자네만의 승리가 아니라 꼭 이겨야만 하는 것, 세상을 움직이면서도 인정받지 못해온 것의 승리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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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하나의 그물을 이루고 있죠. 우린 욕망을 하나라도 품으면 그 그물에 던져지고 말아요. 어떤 걸 원하게 되면 그게 소중해져요. 그걸 우리 손에서 빼앗아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누군 줄 아시겠어요? 아뇨, 알 수가 없어요. 그가 가까이 있을 수도, 아주 멀리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은 분명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모든 사람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어요. (중략) 사실 그건 참 기묘한 거죠. 우리가 가진 인류라는 관념 말예요. 우린 인류라고 말할 때 어떤 모호하고 빛나는 그림을, 뭔가 엄숙하고 거창하며 중요한 걸 떠올리죠.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인류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뿐이에요. 그들을 보세요. 거창하고 엄숙한 느낌을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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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자네가 원하는 걸 발견하게 된다면?"

"발견하지 않을 거예요. 보지 않을 거예요. 그것 역시 이 멋진 세상의 한 부분이겠죠. 그러니 그걸 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눠야만 하고,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전 아무리 큰 감동을 받은 책이라도 절대 다시 읽는 법이 없어요. 그걸 다른 눈들도 읽었으며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상하거든요. 그런 것은 나눌 수 없는 거예요, 런 사람들과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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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는 적도 없이 싸우는 전쟁터에 끌려온 듯했다. 그는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맞서 싸울 상대가 없었다.

(중략) 그것은 고통이었으나 무뎌서 가슴에 파고들지는 않는 고통이었다. 그건 고통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 그의 몸은, 무쇠처럼 단단한 그의 몸은 그렇지 않다고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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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는 아니고 가끔, 로크는 일어나 앉아 한참 동안 꼼짝도 않고 있기도 했다. 그러다 미소를 흘렸는데 처형자가 희생자를 마라보며 짓는 느린 미소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리고 건물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불청객처럼 찾아온 고통을 차갑고 초연한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며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흠, 또 찾아왔군.' 그는 고통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지켜보았다. 그것과 싸우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냉혹한 쾌감을 느꼈고, 그것이 자신의 고통이란 걸 잊을 수 있었다. 그것에 경멸 어린 미소를 보내며 자신의 고통을 향해 미소 짓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다. 그런 순간들은 드물었지만 그런 때면 로크는 채석장에서 착암기로 화강암을 뚫듯 고통에, 마음속에서 고집스럽게 그의 연민을 요구하는 고통에 쐐기를 박아 깨뜨려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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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팅은 그 책이 좋았다. 일상적인 일요일 아침식사 시간에 심오한 정신적 체험을 제공해주었던 것이다. 키팅은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심오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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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나는 모든 인간의 영혼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근본적인 주제를요. 그 주제가 그 사람의 모든 생각과 행동, 소망에 반영되어 있지요. 그 생명체가 지닌 단 하나의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것. 어떤 사람에 대해 몇 년을 연구해도 그 주제를 알아낼 수가 없지만 얼굴을 보면 알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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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을 얻을 것이다.' 교회의 아편 장수들은 그런 말을 떠들어대면서도 그 진정한 의미를 모르지. 자기희생? 그래, 친구들. 그렇고 말고. 하지만 자아를 순수하게 간직하고 그 순수함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자기희생을 이룰 순 없지. 자기희생에는 자신의 영혼의 파괴도 포함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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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진기자는 로크의 얼굴을 보자 오랫동안 품어온 의문 하나가 떠올랐다. 그는 꿈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왜 현실에서 체험하는 것들보다 훨씬 더 강렬한지 늘 궁금했다. 꿈속에서는 왜 공포와 환희가 그토록 완전한지, 깨고 나면 절대 되찾을 수 없는 꿈속에서만의 완전성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꿈속에서 기대감과 이유 없는 극도의 희열에 차서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걸을 때 느꼈던 기분을 잠이 깬 후에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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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소.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가장 깊이 관여하고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이 가장 발언권이 적은 게 세상의 이치요. 그 사람은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게 당연시되고, 그가 제시하는 의견들은 편견에 차 있다는 이유로 미리부터 거부당하게 되어 있소. 다들 말의 내용보다는 말하는 사람에게만 의미를 두니까. 사실 아이디어보다는 사람을 평가하는 게 훨씬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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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의 정체를 어떻게 알았어요? 오랫동안 서서히 사람들을, 증오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증오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 당신도 그걸 느낀 적이 있나요?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 내 모든 걸 사랑하면서 진짜 중요한 건 몰라줄 때의 기분. 내겐 가장 중요한 것이 그들에겐 아무것도 아니고 그들 귀엔 들리지도 않을 때의 기분. (중략)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 천재, 진부한 얘기죠. 그보다 훨씬 더 고약한 게 뭔지 생각해보셨어요? 지나치게 인정을 받은 천재.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최고를 알아보지 못하는 불쌍한 바보들이라는 건, 그건 아무것도 아녜요. 그것에 대해선 화를 낼 수도 없죠. 하지만 최고를 알아보고도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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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무시무시한 체험이 뭔지 알아요? 나한텐 말예요, 밀폐된 공간에 침을 질질 흘리는 맹수나 완전히 맛이 간 미치광이와 단 둘이 남겨지는 거예요. 아무 무기도 없이. 그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건 목소리와 생각뿐이죠. 그래서 그 괴물에게 왜 나를 건드리면 안 되는지 소리치는 거예요. 난 세상에서 가장 호소력 있는, 반박할 수 없는 말들을 하게 되고 절대적인 진실을 담은 그릇이 되죠. 그러다 나를 주시하고 있는 괴물의 눈빛을 보고 놈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걸 깨닫게 돼요. 놈에겐 내 의사를 전달할 수 없는데, 그건 어떤 방법으로도 불가능한데 놈은 자신의 목적을 갖고 내 앞에서 씨근덕거리며 움직이고 있어요. 그게 공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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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장엔 파괴가 따르게 되어 있어. 달걀을 깨드리지 않고는 오믈렛을 만들 수 없잖니. 그러니까 우리 안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는 자아를 죽이기 위해선 기꺼이 고통받고, 잔인해지고, 부정직해지고, 불결해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만 한단다. 그리고 비로소 자아가 죽어야만,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게 되어야만, 자신의 정체성을 일고 영혼의 이름을 잊어야만, 그래야만 내가 얘기한 행복을 알게 될 것이고, 네 앞에 위대한 정신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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