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들

일기/2017 - 2017.05.06 23:53

#1.

벌써 이 블로그도 일곱 살이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것이 벌써 7년 전 일이라니...

블로그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생이 된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그 이후로도 일곱 번씩 봄을 더 맞고 자연스럽게 스무 살이 된 것을 보면 아마도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30년 뒤에도 이 블로그는 꾸준히 운영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때 여기에 내가 적는 글들이 내 미래에 뭔가 도움이 될까, 내가 보낼 미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는데,

등산을 할 때 목적지가 있다면 그곳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이따끔은 쉬어가듯이 이 블로그는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 중간중간에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처가 되지 않을까 싶다.


#2.

 ⑴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음악 :

 - Skip James : Devil Got My Woman

 - Nirvana :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 Alexandra Savior : Mirage

 - Ella Fitzgerald : Cry Me a River

 - Billie Holiday : Gloomy Sunday

 - The Dave Brubeck Quartet : Blue Rondo a la Turk

 - House of Pain : Jump Around

 - Fiona Apple : Shadowboxer, Sleep to Dream, Criminal

 - Neil Young : Dead Man Theme

 - Karen O : Beast

 - Karen O & Ezra Koeing : The Moon Song

 - Duke Ellington : Chloe

 - FKA Twigs : Glass & Patron


 ⑵ 요즘 읽고 있는 책 :

 -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 로버트 M. 피어시그

 - 파운틴헤드 / 에인 랜드




피오나 애플 음악 너무 좋다... 금방 질려서 못 들을까봐 왠지 하루에 조금씩 아껴서 듣고있다.




#3. 


2월 무렵에 극도로 약해진 상태에서 이전에는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말까지 듣고 거의 정신을 못차리고 헤롱거렸었다. 고3 4~5월 무렵보다도 더 착잡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요즘은 딱히 아주 기분이 좋진 않고 늘상 불안해도 정신줄 놓고 사는건 정말 쓸데없지 싶다. 분하고 짜증날 때가 있어도 별로 눈물이 나지도 않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한 해를 마치면서 스스로를 홈스쿨링 하던 시절보다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꼈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때는 2학년 때에 비해 정말 많이 철들었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사고방식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것이 없으며, 내게 필요한 건 부모님한테 의존하지 않고서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늘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의 내 모습을 다시 돌이켜 보면, 스무살이 된 지 반년이 지나기도 전에 수능을 마친 작년 겨울보다도 훨씬 더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몸에는 한계치가 있어도 정신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무한히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




#4.




토요일에 고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에겐 작년 9평이 끝난 다음날 야자를 째고 청계천에서 놀았던 기억이 너무나도 행복하게 남아있었기에(...) 무작정 아무 계획 없이 청계천에서 만났다가 치맥을 먹으러 갔다.

2월에 처음 맥주를 마셔봤을 때는 무척 맛이 없었다. 뭘 시켜야 할지 몰라서 하이네켄을 시켜봤는데, 블루 벨벳에서 프랭크가 왜 하이네켄을 좋아한다는 주인공에게 하이네켄??? 뻑댓쉿!!!! 이라고 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이번에도 맥주는 왜그리 사람들이 마셔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맛이었다. 그런데 한 번 마시니까 자꾸 갈증이 일었고, 그래서 한 모금 더 마시고 나면 더 목이 말라서 더 마시고... 그렇게 해서 순식간에 500cc를 비웠다. 평소에는 금방 부르던 배도 왠지 쉽게 차지가 않아 음식을 더 먹게 되었다.

아빠가 술을 마시는 것도 어쩌면 딱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메커니즘(?)으로 자꾸만 더 마시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충동적으로 연등제를 구경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스케일이 거대해서, 세계지리 배울 때 불교 믿는 주요 국가들이 모두 초청되어서 친구들이랑 난리를 치고 좋아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주변에서 20대라고는 우리 셋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무리 하루종일 붙어 다니던 단짝이래도 학교가 갈리면 어느 순간 초면인 사람보다도 더 어색하게 느껴지곤 했다. 다시 만나도 영 나랑 맞지도 않고, 충돌하게 되고, 카톡을 해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고등학교 친구들도 결국 이렇게 변해버리진 않았을까 무서워서 만나기 며칠 전부터 무척 심란해져 있었는데, 졸업식 이후로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는데도 꼭 어제도 같이 밤늦게까지 야자하고 다시 만난 것마냥 익숙하고 반가웠다. 내 친구들은 스스럼없이 나를 대해주는데 나는 남모르게 조용히 벽을 쌓아올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 미안했다.




#4. 



'블루 벨벳',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보고 나서 데이비드 린치에 입덕해 트윈 픽스를 보기 시작했다.

중딩 때였나? 트윈 픽스 시즌 3이 2017년에 방영된다는 글을 읽고 대학교 들어가서 보면 되겠네... 대학생이 되는 날이 오긴 할까 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왔다.

아무튼 이 글의 요지는 난 트윈 픽스에서 알버트가 제일 좋다는 거다. 말하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



#5.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80%는 다 나온다니... 세상에...

3년 내로 꼭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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