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11월 몇 번째 주인가...

일기/2014 - 20162016.11.28 12:18

#1.

 ⑴ 이번 주에 가장 많이 들은 음악 : (공부를 안 하니까 음악도 잘 안 듣게 된다.)

  • The Underground Youth - Morning Sun
  • Sinead O'Connor - Her Mantle So Green
  • The White Stripes - Dead Leaves and the Dirty Ground
  • Guns N' Roses - My Mitchell
  • Sia - Fire Meet Gasoline
  • Grimes - REALiTi
  • Roy Orbison - In Dreams
  • Bob Dylan - Don't Think Twice It's Alright

 ⑵ 이번 주에 '표지를 넘겨 본' 책 :(어느 하나 오롯이 집중해서 읽지를 못했다)
  • Fight Club - Chuck Palanuick (전체적인 분위기가 내가 쓰는 글들처럼 우중충하고 매우 지저분해서 좋다)
  • Dune - Frank Herbert (주인공이 아직 한 것도 없는데 벌써부터 지루해지고 있다...)
  • The Catcher In The Rye - J.D.Salinger (언제 읽어도 좋다)
  • 11 / 22 / 63 - 스티븐 킹

 ⑶ 이번 주에 본 영화 / 드라마 :
  • 젠틀맨 리그
  • Four Rooms
  • 소세지 파티  (원래 계획은 소세지 파티를 보고 난 뒤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허공에의 질주'까지 볼 계획이었으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난 뒤엔... 맙소사...)
  • Land of Mine
  • 신비한 동물사전
  • 갓즈 포켓
  • 무한대를 본 남자 (수완에 나왔던 라마누잔 얘기라서 봤는데 더럽게 재미없었다.)
  • 미결처리반 Q : 믿음의 음모
  • Generation Kill



#2.



그냥 놀면서도 심란한 한 주였다. 어찌보면 올해 가장 심란했던 6월 무렵보다 더 심란했던 것 같기도 하다.

'심란함 → 논다 → 사소한 것으로부터 심란함을 느낀다 → 멍 때린다 →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고 생각하려 한다 → 내가 뭘 생각하려 했는지 잊는다 → 심란함'을 반복했다.

2주 동안 바깥을 쏘다니면서 친구들이랑 이것저것 사먹었다. 꼬박 집밥만 먹다가 갑자기 며칠동안 삼시세끼를 바깥음식만 먹으니까 속이 더부룩해졌다. 아빠가 카드를 줘서 그걸로 식비를 냈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나중에는 벌어오는 돈도 없는데 엄마 아빠 등골만 빨아먹는 것 같아서 친구들이랑 약속만 잡히면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안 놀자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파워 잉여 기간'을 날리는 것이 아까웠다. 

그리고 어른들이 이제 곧 20대가 될 나를 보면서 감회에 젖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심란해서 기절해 버릴 것만 같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상황이 나를 슬프게 만든다. 어른들이 막 열 살이 된 아이를 귀여워하는 건 상당히 보기 좋은 일이지만, 막 스무 살이 된 아이...가 아니라 새로운 어른을 귀여워하는 건 소름끼치는 것 같다. 그렇게 귀여워하다가도 실수라도 저지르면 이젠 어른이니 뭐 하나 봐주는 것 없이 호되게 갈굼을 당하도록 만들 테니까.

친구들이랑 있어도 정말 심란하다. 벌써 그 애들이랑 같이 어울려 노는 하루하루의 즐거움이 지금 당장의 즐거움으로 느껴지지가 않고 50년 뒤에 칠십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어서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이다. 이 친구들처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헤어졌거나 곧 헤어질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자니 무척 우울해졌다.



#3.


결국 너무나도 심란해진 나는 영어 공부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외고 합격했을 때 아빠가 사줬던 'Practical English Usage'를 펼쳤다. 워크북에서 생선 썩은내가 나서 학구열을 곧바로 잃었다. 그래서...



욕설 항목을 열심히 공부했다. 정말 'practical'하게 욕의 강도와 예문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고1때도 이부분만 찾아 읽었는지 ㅋㅋㅋㅋㅋㅋ가 써있다!)

20~30분 정도 이 부분만 공부하고 난 뒤 다시 영화를 보니까 영어 욕들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4.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기준 :

  1. 다시 곱씹어볼수록 좋게만 기억된다거나, 자꾸 특정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거나, 잠들기 전에 그 영화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거나, 일주일 내내 그 영화와 관련된 온갖 쓰잘데기없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 그 영화는 좋은 영화다.
  2. 내가 본 영화 기록장에서 그 영화가 가장 마지막에 본 영화로 될수록 오래 남아 있었으면 싶은 마음에 자꾸만 영화를 더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게 된다면, 그 영화도 좋은 영화다.
  3. 별로 유명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영화를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문화인이 된 느낌이 든다면 그 영화도 좋은 영화다.
  4. 반면, 처음에는 재미있었다고 느꼈는데 생각해볼수록 '별 것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라면 정말 별 것 없는 영화인 것이다.



#5.


뜬금없지만 지난주 토요일은 나름 즐거웠다. 친구랑 피자를 사먹고 리움미술관을 둘러본 뒤 이태원에 갔던 날이었는데,

그날 눈이 오기 시작하더니 일찍 해가 져 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집에 돌아왔다. (해가 지고 난 뒤의 이태원은 우리에겐 정말 무시무시해 보였다)

집에 와서 '마이크롭 앤 가솔린'이랑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을 보고 잠들었다. 다음날에는 더 많은 친구들이랑 모여서 '닥터 스트레인지'를 봤다. 그 주에 정말 재밌는 영화를 몰아 보고 그 다음 주에는 지루한 영화들만 봐서 심란함을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기 > 2014 -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 주는 11월 몇 번째 주인가...  (0) 2016.11.28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0) 2016.11.24
8월 첫째 주 생각 정리  (0) 2016.08.04
7월 넷째 주 생각 정리  (0) 2016.07.22
7월 셋째 주 생각 정리  (0) 2016.07.17
7월 둘째 주 생각 정리.  (0)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