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결심.

일기/2014 - 20162015. 1. 25. 01:57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고 한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데미안의 새가 알을 깨고 태어나듯이, 나는 인간이 파괴를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장하는 데에는 항상 ''위기감'이 큰 역할을 했다.

내가 처음으로 위기감을 느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홈스쿨링을 막 시작했을 때였다. 이전과는 다른 낯선 환경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던 나는 하루하루를 헛되게 보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계속 이렇게 생활하다가는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른 친구들을 영영 따라갈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을 느꼈고, 그 두려움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도 열 시가 넘어가면 절대로 공부를 하지 않던 철부지 같던 내 모습을 버리게 만들었다.

내가 또다시 위기감을 느꼈던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원하던 학교에서 좋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는 너무나도 즐거웠지만, 나보다 머리도 훨씬 더 좋고 노력도 더 많이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나는 '철없는 중딩'의 자세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앉아서 좌절만 하고 있다가는 영원히 친구들의 뒷모습만 바라보게 될 거라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층 더 성장하게 되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던 2014년 연말에 고등학교에서의 1년을 돌이켜봤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내 생각은 더 깊어졌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는데, 이렇게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은 위기감을 느끼고 날을 세우는 나 자신이었다. '초딩'의 모습을 버리고 '중학생'이 되었고, ‘중학생의 모습이 '중딩'의 모습으로 변질되어갈 무렵 '지금의 나'가 되었다. 내가 지금의 모습을 버릴 때마다 나는 더 성장했다.

2015 1 1일에 내가 세운 새해 결심은 내 안의 나를 버리자이다.

1년 사이 쑥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어리석게 굴 때가 많다. 시험기간에 수열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뒹굴거리고, 몸이 근질거리면 견디지를 못하고 다들 공부하고 있을 때 학교를 뛰쳐나와 서점으로 가버린다. 여전히 내 안에는 철없이 구는 내가 있다. 나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지금 이 곳에 계속 머무른다

벌써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주변에서는 이제 내가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 머지않아 결정될 것이니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고세 번째 위기감이 나에게 찾아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열네 살 천진했던 모습을 버리고 열일곱이 되었듯이열일곱 철든 척 철없던 때묻은 내 모습을 버리고 빛나는 새 옷으로 갈아입자.

 

매일매일 오늘의 나를 버리고 매 순간 새로운 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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